[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 D-6 ② 용: 입에서 연꽃이 펼쳐지다, 기(起) 백제금동대향로를 감상할 때 어디서부터 보는 것이 좋을까요. 위부터? 아래부터? 향로를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오는 순서로 감상하면, 향로의 ‘기승전결’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맨 아래의 용은 향로 전체에서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크기부터 압도적입니다. 용의 입에서 연꽃의 세계가, 산의 세계가 힘차게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용의 발끝을 보세요. 힘을 꽉 주고 있습니다. 강렬한 발끝을 보니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얼마나 굉장할지 상상하게 되지 않나요? 용은 천지만물의 조화를 이루는 신령스러운 동물이었습니다. 백제는 왕계의 신성성을 용과 연관지어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서동요>의 주인공인 백제 무왕의 어머니는 연못의 용과 통하여 서동을 낳았고요. 백제 기루왕 때는 두 마리 용이 한강에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국유사>에 따르면 부여 부소산 아래 백마강에 백제를 지키고 있는 용이 살았다고 합니다. 금동대향로처럼 용과 봉황이 짝을 이룬 형태는 무량왕릉 출토품 ‘동탁은잔’과 ‘용봉환주대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내년은 청룡의 해라고 하죠? 아직 신년인사는 조금 이르지만 메이트님들도 향로 속 용처럼 2024년을 힘차게 시작하여 한 해를 꾸려나가시길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