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홍은전의 <그냥, 사람>을 읽으며 버스를 타자는 구호의 의미를 처음 알았어요. 읽고 제가 얼마나 함께 살아가는 타인에 대해 무지한지 알고 반성했고요. 그 이후 둘러보니 제가 사는 도시는 누구나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고요.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 것이 제가 하는 아주 작고 부끄러운 행동이네요… 아래는 제가 읽으며 놀랐던 책의 부분이에요. 2001년 8월 23일 저녁 나는 노들장애인야학의 문을 두드렸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때였고, 경쟁으로 인해 매우 황폐해진 상태였다. 장애인의 ‘장’ 자도 몰랐지만 왠지 거기에 가면 좋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았다. 스무 살 남짓한 남자 교사가 나를 맞이했다. 야학에 대한 설명을 마친 그는 며칠 뒤에 집회가 있으니 나오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했지만 짐짓 태연한 척 물었다. “구호가 뭔가요?” “버스를 타자 입니다.” 나는 풉, 하고 웃었다. 뭔가에 대한 패러디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전혀 웃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챘다. 자세를 고쳐 앉아 물었다. “버스를 왜 타죠?” “장애인은 탈 수 없으니까요.” 나는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그럼… 지하철 타면 되잖아요.” 그는 가르쳐야 할 게 아주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냥, 사람 | 홍은전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852000853